내 취미는 정원 가꾸기(+파)

최근 제가 일하는 회사에 많은 변화가 있어서 자기소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소개와 취미 이야기를 해야 할 때면 집 앞에 작은 정원을 가꾸고 있다고 답한다.

그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집 앞 정원에 있는 꽃을 바라보며 야외 테이블에 앉아 무엇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커피를 마시느냐고 묻는다면 이런 기분일까요?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소설 속 귀족 부인이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가끔 기운을 내고 싶을 때 스콘과 클로티드 크림, 잼을 들고 커피를 마시며 나가곤 하는데, 1년에 한두 번 정도? 실제로 그녀는 귀족 소녀가 아니라 귀족 집에 있습니다.

고용된 정원사들의 삶..

커피 한잔을 들고 정원에 나갔다가 잡초가 보여서 뽑아 봤습니다.

벌레가 보여서 잡았는데 커피가 뒷전이 되는 경향이 있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커피얼음이 다 녹아버렸네요). 오늘도 주말아침에 꽃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마당에 나가서 잡초도 뽑고, 달팽이 사체도 제거하고, 청소도 하고, 흙포대도 들고 갔습니다.

재배치 후에는 약간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화분대와 화분을 청소했으니 이제 온실하우스 내부도 청소해야겠네요…

그리고 미뤄두었던 Rainbow Spruce Daisies White를 다시 화분에 심었습니다.

어울리는 냄비가 없어서 아쉽네요.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요롱이 구간에 새순이 잘 나오고 나무 모양도 예뻐지면 다시 고급화분을 고려해보겠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저는 주말마다 쉴 틈 없이 정원사처럼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내가 원하던 취미인가? 조금 짜증이 나지만 주말에는 남자친구가 좋아요. 함양파(한국식 칼롯)를 먹기 위해 돌데크에 웨버를 켰다(웨버는 남표니 담당). 함양파는 4월에만 수확하여 먹을 수 있으며 반드시 불에 구워 먹어야 하므로 함양파가 제철일 때에는 마당에서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다.

함양대파구이를 먹는 것이 우리집의 연중행사이다.

겉부분이 타버릴 때까지 구운 뒤 껍질을 벗겨내면 하얀 속살이 나온다.

살을 로메스코 소스에 찍어 먹으면 달달한 맛이 난다.

과언이 아니고 정말 달콤해요. 그리고 등심에서 구매한 한우. 꼬마가 좋아하는 카프레제 샐러드(주방 텃밭에서 키운 딜 포함), 우산을 펼치고 야외에서 양파와 함께 먹었습니다.

정원사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맛이었습니다.